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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학교생활] 입학 후 딱 한 달 후! 지금 나는..?

미국에서/잘살기

by 달린다달린 2019. 10. 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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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ior Design Studio 수업시간에 각자 자기가 한 거 설명하는 중

 

 

학교 입학하기전에는 설레임과 걱정, 학교 입학 후 첫날엔 문화충격, 그리고 한달이 지난 지금은 그럭저럭 적응돼서 잘 지내고 있다. 한달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한 달 동안 학교생활 한 것 말고는 정말 뭐하고 지냈는지도 모르겠다. 

 

 

수강하고 있는 과목들

 

현재 내가 듣는 학점은 14학점으로 총 6과목이다. 과목은 Interior Design Studio, Color for Interiors, Design and Drawing, Environment and Behavior, Historical Styles 그리고 선택과목인 Hand Drawing and Rendering Techniques.

첫 주는 정말 이게 다 무슨 수업인지, 각 과목 교수님들은 어떤지 파악하느라 과제도 요령피우지 못하고 다 열심히 하느라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는 각 과목특성, 교수님성향, 수업시간환경과 과제에 대해 파악이 되어서 열심히 할 과목은 열심히하고, 좀 설렁설렁 해도 되겠다 싶은 과목은(이러면 안되지만.. 나도 숨은 쉬고 살아야하니까..) 살살하기도 한다.

미국의 인테리어디자인 대학원에서는 어떤 것들을 배우는지 궁금해 할 분들도 있으니까 살짝 설명하자면,

 

Interior Design Studio가 학점이 가장 큰 과목으로 나름 중요한 과목이다. 수업시간에 인테리어디자인에 대한 전반적인걸 배운다. 인테리어디자인을 이루는 요소라던지, 유명한 건축물을 다양한 각도로 분석한다던지.. 배운 내용을 이용하여 두개의 벽을 만들어보고, 그 벽에 어울리는 천장과 바닥을 상상해서 Perspective drawing을 그려보기도 하고, 아직 몇가지의 프로젝트가 더 남아있는데 그 역시도 직접 공간을 모델링해서 만드는 프로젝트인 것 같다. 이 수업은 교수님이 좋아서 부담없이 수업듣고, 많은걸 배우고 있는 수업이다. 이 수업에서 수업외에 따로 과제는 있어본 적이 없다. 교수님이 요점만 딱! 강의를 해주시고 남은 시간엔 그 주에 우리가 내야하는 것들을 할 수 있게 해주시면서 우리가 진행하는 과정을 돌아다니면서 한명씩 봐주고, 모르면 알려주고, 헤매면 길을 잡아주고.. 최고의 수업이다.

 

Color for Interiors는 색깔에 대해서 배우는데 이론만 하는게 아니라 물감으로 직접 온갖색들을 만들어보기도 한다. 유치원도 아니고 이걸 왜하지 시간아깝게..? 라는 생각이 처음엔 들었으나 뒤로 갈수록 Neutral color를 만드는 과정에서 약간 멘붕이 오면서 원하는 색을 제대로 만드는 과정에서 색깔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직접 해봐야 깨우치는 것도 있고,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

 

Design and Drawing은 도면을 어떻게 그리는지, 도면 그리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배우는데 가장 실용적인걸 배우고 있어서 꽤 중요한 과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과제도 너무 양이 많고 시간도 오래걸린다. 교수님이 좀 깐깐한 교수라서 매주 과제가 당연히 있고, 다른반보다 더 과제를 많이준다. 그치만.. 왜 이걸 잘 배워야하고, 잘 익혀야하는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과제가 힘들어도 다 하고나면 나름 뿌듯해서 좋다.

 

Environment and Behavior은 많이 아쉬운 과목이다. 좋은 교수님을 만났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좋은 공간을 디자인 하기 위해선 환경과 사람들의 행동을 읽을 줄 아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이 과목의 이름을 보고 기대하던 과목이었다. 나름 심리적인 부분을 배우는 걸 좋아해서 기대했다. 그러나 교수님이 심리학박사님이신데 디자인하는 학생들에게 이걸 어떻게 가르쳐야하나 걱정이 많아 보이고, 그래서인지 커리큘럼도 계속 바뀌고, 학생들의 의견이 많이 휘둘리고, 수업시간에 삼천포로 빠지는 일이 허다하다. 그래서 수업이 끝나고 나면 내가 뭘 배웠는지 잘 모르겠다. 수업시간엔 과제에 대한 설명만 잔뜩하고 결국 공부는 읽을거리를 던져주고는 우리보고 읽어오라고.. 

 

Historical Style은 역사적으로 어떻게 인테리어와 가구들의 디자인이 발전해왔는지 배우는 온라인과목인데 이게 진짜 사람 피말려죽인다. 일주일마다 할일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매주 토요일에 강좌가 열리면 약 2시간짜리 강좌를 보고, (나는 필기하랴, 이해못하면 다시 뒤로 가서 다시 보랴.. 한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퀴즈를 다음주 일요일까지 봐야한다. 이것까진 괜찮은데 정말 날 힘들게 하는건, 매주 목요일까지 discussion 포스팅을 해야한다. 350자 넘게 써야하는데 매주 토픽은 그 강좌를 봐야지만 글을 쓸 수 있는 토픽이라서 결국은 강좌를 가능한 빨리 보고 숙지한 다음 writing을 해야한다. 평일엔 학교를 가고, 각 과목마다 과제가 쏟아져나와서 정말 시간이 없는데 목요일까지라는 데드라인은 나를 숨막히게 한다. 사실 우리반 애들은 쉬는시간 틈틈히 강의영상보고, 틈날때 디스커션 쓰는데 나는 원어민이 아니기때문에 정말 집중해서 영상을 봐야지만 어느정도 이해가되고, 디스커션 포스팅쓸때도 문법체크해가면서 써야하기때문에 시간이 엄청 걸린다. 여기서 끝이냐? 훗. 내가 쓴 디스커션을 올려야만 다른 학생들이 쓴 글도 그제서야 볼 수 있는데 다른학생들이 쓴 글에 코멘트를 2개 달아야한다. 이것도 그냥 한 두줄 쓰는게 아니라 적절한 길이, 알찬 내용으로 써야지만 감점을 당하지 않기 때문에 얘도 일이다. 사실 한국말로 하라고 하면 진짜 별거 아닌 과제가 바로 이 과목의 과제들인데 난 이게 시간을 너무 잡아먹는다. 그래서 난 주말을 여기에 반납한다.. 또르륵.. 게다가 중간, 기말 레포트 따로 있고, 중간, 기말 시험도 따로 있다..

더 충격인건 이게 다음 학기에 한번 더 있다는거.. 이 과목만 없어서 살거 같은데....쩝

 

Hand Drawing and Rendering Technique은 그리기 과목이다. 특히 공간에 대한 이해와 그리기를 주로한다. 이 과목은 교양과목인데 교수님이 교양답게 빡세게 안하셔서 너무 좋다. 출석만 잘하면 그냥 점수는 쉽게 받을 거 같다. 하지만 나는 인테리어디자이너가 되게위해 이걸 좀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열심히 수업듣는다. 머릿속에 있는 걸 스케치로 빠르게 슉슉 그리면 간지날 거 같다.

 

 

사실, 배우는게 참 재미있다. 몇몇 쓸데없는 과제들만 빼면 과제들도 다 필요한 과제들이라서 하고나면 좋다. 누가 히스토리컬 스타일만 과목에서 좀 빼줬으면 좋겠네.

 

 

 

나는야 과제머신

 

이제 과제를 안하는 날이 없다. 한달동안 꼬박 매일매일 과제를 했고, 주말도 없다. 오히려 과제를 좀 일찍 끝내서 쉬려고 하면 이상하고 불안하다. 학교에서 점심먹는 순간에도 과제를 한다. 학교 수업끝나고도 바로 집에 오는 일이 드물다. 이제는 체념하고 그냥 과제를 즐기는 단계가 되었다. 나의 하루는 정말 쏜살같이 지나가는데 언제 방학이 올까를 내다보면 시간이 또 참 안가고 있다.

 

 

 

영어못하는 사람 과제 노하우

 

나는 다행히 창작과 기술을 요하는 전공이라서 리딩이나 라이팅을 다른 과에 비해서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어쨌든 매주 히스토리컬 스타일 때문에 라이팅을 하고 있다. 내가 아직까지 이 과목에서 감점을 당하지 않은 요령을 풀어볼까한다.

일단 내 영어실력향상을 위해서라도 영작을 바로 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어서 과제는 굉장히 '요령껏' 하고 있다. 

 

1. 한국말로 재빠르게 글을 쓴다. 한국말 매끄럽게 쓰면 안된다. 이 때 뭔가 번역되기 좋게 문장을 구사한다.

2. 파파고와 구글번역기 둘 다 돌리는데 한 문장이나 두 문장 정도만 돌린다. 글이 길어지면 얘네도 인식을 잘 못한다.

3. 두 번역기를 읽어보고 나의 영어실력으로 감별하여 선별 또는 섞어서 쓴다.

4. 그렇게 영어로 다 옮겨쓰고나면 다시 한 번 싹 읽어본다. 이 때, 영어문장을 반대로 파파고, 구글번역기에 돌려본다. 역시 한-두문장씩. 한국말로 제대로 번역이 되면 좀 안심.

5. 그러나 안심은 금물. Ginger와 Grammarly로 마지막 체크. 그러나 얘도 다 맞는건 아니다.

6. 내 영어실력으로 거를건 거르고 취할 건 취해서 제대로 완성. 

 

 


 

교우관계

 

내 학교 입학 일주일 후에 썼던 포스팅을 본 사람이라면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할 것 같다.

 

 

입학 일주일 후

[나는지금미국이야/내가헤쳐나간것들] - [미국학교생활] 입학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 지내고 있다.

내가 잘 지내는 이유는 내 성격이 좋기 때문인 것 같다. (읭?)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그냥 단순하다. 난 솔직, 활발한 성격인데 내가 영어를 못해도, 그들과 긴 수다를 떨지 않아도 성격이 드러나서 사람들이 내 성격을 안다.

'처음엔 학교 들어가면 좋은 친구들 많이 만들어야지!' 하고 의욕적이었다가 

학교 간 첫 날 애들의 태도를 보고 '아, 친구만들긴 글렀다. 공부나 열심히 해야지..' 했다가

애들끼리 점점 친해지는걸 보고도 언어장벽때문에 말을 잘 안섞었던 나는 '아 그냥 신비주의 컨셉으로 가야겠다.' 했는데

지금은 내가 조용히했든 어쨌든 발표할때나 교수님한테 질문할때, 전투적으로 과제할때, 내가 편하다고 느끼는 친구들을 대할때의 나의 모습을 보고 애들이 내가 발랄한 애구나를 파악한 것 같다. 

 

어제는 정말 너무 피곤해서 말을 할 힘조차 없어서 그냥 열심히 할 일 하고 있었는데 같은반 중국인친구 페이가 나보고 괜찮냐고.. 이 친구랑은 말을 막 한 적은 없는데 둘만 아시아인이라는 동질감에 일단 그냥 친함. 누구보다도 서로 인사 잘하고 눈 잘 마주치고.. 내 표정을 보고 걱정됐는지(난 단순히 일을 열심히 했을 뿐) 괜찮냐 묻길래 그냥 좀 피곤하다고 매주가 지날수록 피로가 더 쌓이는것 같다고 했더니 자기도 그렇다고! ㅋㅋㅋㅋㅋ 웅 알어.. 너 요즘 머리 잘 안감는거 같더라...

그리고 또 열심히 폭풍과제하고 있는데 뒷자리 앉은 브룩이 "달린! 오늘 왜이렇게 조용해!" 그러면서 갑자기 말을걸더라.

그래서 "응? 무슨소리야? 나 원래 조용한데?" 그랬더니 "노웨이~~~~ 너 그렇게 말하면 그거 거짓말이야" 그러고 이걸 들은 저 멀리 앉은 크리스토퍼는 웃는다. 그때 알았다. 이들도 내가 그들과 엄청 수다떨지 않아도 내 성격을 파악했구나. 라고.

 

그리고 또 하나, 대부분 본인들도 자기할 거 바빠서 나를 신경써줄 겨를이 없다. 사실 내가 영어를 잘 못해도 눈치가 빠삭해서 제일 잘 따라가고 있는거 같고, 성격이 급해서 과제도 제일 빨리 해치우고, 궁금한 걸 못참아서 모르면 바로 교수님께 여쭤본다. 그래서 지금은 사실 내가 애들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 그래도 내가 영어부분에서는 간혹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아직 도움 받은적은 없지만) 다행히 내가 히스토리컬 스타일 과목이 힘들다란 얘기를 레이첼한테 하고 있었을때 크리스토퍼가 "달린, 너가 혹시라도 영어가 걱정이 되면 그거 업로드하기전에 내가 먼저 읽어봐준다던가 할 수 있어~" 라고.. 헙.. 아무도 날 이렇게 챙겨준적없는데 먼저 선뜻 그렇게 얘기해준거에 감동.. 그러자 그 옆에 있던 로라가 "응. 나한테 이메일 보내면 내가 읽고 교정해줄게!"라고 거든다. 이 둘은 나랑 자리가 엄청 떨어져있는 곳에 앉아서 말도 따로 거의 해본적 없는데.. 천사들이 저 구석자리에 숨어있었다니.. 크리스토퍼는 나 뿐만 아니라 그냥 누군가를 돕는거를 잘 하는거 같다. 그래도 다행히 반에 그런친구 하나는 있어서 다행이다! 

 

 

 

 

학교생활 한 달이 지난 지금 내가 알기론 약 50명 입학이었는데 2명 자퇴한 소식을 들었다. 이유가 다 있겠지만 아무래도 인텐시브한 학교생활도 결심하는데 한 몫하긴 분명히 했을 거 같다. 그래도 난 아직까지 잘 버티고 있어서 만족스럽다! 아니, 잘 하고 있다. 비록 몇일전에 한 과제에서 5점 감점을 받긴했으나 아직까지 전과목 100%에 그 한과목 99.6% Grade를 받고 있으니까. 그리고 애들도 결과물 비교할때 나한테 오고, 영어못하는 나이지만 물어볼거 있음 나한테 물어보러 많이들 오니까. 그래 잘하고 있어! 방학때까지 조금만 더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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